닫기

국학강좌

한국식 河圖洛書 - 윷판 이야기
관리자 2019-11-14 10:37:02
첨부파일
한국식 河圖洛書 - 윷판 이야기
임채우(뇌교육대학원 국학과 교수)
  
프롤로그
암울했던 조선말기, 미국의 세계적인 민속학자 스튜어트 컬린(1858∼1929)은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조선의 윷놀이에 대해 전세계 모든 놀이의 원형이라고 높이 평가하면서 그 놀이방법과 의미에 대해 연구해서 세계에 공표했다. 그는 펜실베이니아대학 고고학박물관 관장으로 재직하던 1895년에 저술한 ??한국의 놀이??(열화당)에서 컬린은 “한국의 윷놀이는 전세계에 걸쳐 존재하는 수많은 놀이의 원형으로 볼 수 있다”며 “고대 점술에 기원을 둔 윷놀이는 우주적이고 종교적인 철학도 담고 있다”고 극찬했다.
윷놀이는 인류학적으로 가장 오래된 놀이의 기원이면서, 민속놀이 중에서 -어쩌면 인류역사상- 가장 재미있으며, 교훈적이고도 가장 철학적인 놀이이다. 필자의 생각으로 윷놀이의 특징은 다음과 같이 5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오래되었다. 둘째 재미있다. 셋째 민중적이다. 넷째 교훈적이다. 다섯째 철학적이다. 
  
신종교에서도 말판을 자신들의 교리를 나타내는 상징으로 쓰는 경우가 많다. 사실 윷판처럼 간결하면서 동시에 심오한 철학성과 풍부한 상징성을 지닌 도형은 없다. 圓形과 十字 그리고 天元의 중심이 어우러져 빚어내는 윷판의 의미는 유교의 태극 양의 사상 불교의 卍과 만다라 도교의 弓弓乙乙에서 기독교의 십자가에 이르기까지 동서고금을 아우르는 의미의 집합체이자 생산공장이다.
  
윷에 관한 오해
1. 윷은 본래 놀이이다. 
2. 윷과 말판은 본래 하나였다.
3. 윷가락의 모양이 원래 이런 모양이다. 기계윷과 수공윷
4. 말판의 길
  
Ⅰ. 윷과 말판의 역사
윷은 연초 즉 설날과 대보름등의 정월달에 즐기는 민속놀이로서 알려져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도박의 도구로도 쓰이고 있고, 적어도 50년전까지는 미래를 점치는 윷점의 용도로도 사용되었다.
  
윷의 기능 변화 : 점구(占具) -> 민속놀이 -> 노름
  
윷가락과 말판의 두가지 중 윷가락의 기원은 비교적 추측이 가능하다. 그것은 神意를 점치던 고대의 占具에서 기원한다는 것이다. 
기록상으로는 삼국시대부터 윷놀이가 나타나는데, 유물로 판단해본다면 윷가락이 조선시대부터 남아있는 것에 비해 윷판은 청동기시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오랜 역사를 보인다. 29개의 점을 원형으로 새긴 암각화 형태로 남아있는 고대의 말판이 어떤 형태로 쓰였는지에 대해 완전히 다 밝혀져 있는 것은 아니다. 
분명한 것은 말판이 지금처럼 놀이판으로 쓰인 것이 아닌 다른 목적(천문도 혹은 주술적 용도)에서 나왔을 것이란 추정이다.
  
이 윷판에 관한 기존의 여러 설들을 분석해보고, 본인의 몇가지 새로운 해석을 해보려고 한다.
  
Ⅱ. 말판의 명칭 : 
擲柶라고도 부르지만, 이외에도 이를 由 流 ? 杻으로 音借하기도하고 四戱 樗蒲라고도 불렀다. 또 四木戱라고도 불렀다. 윷말은 한문으로 柶馬라고 하고 윷판 혹은 윷말판은 柶圖·干板圖?馬板圖?柶枰圖라고 하는데, 특히 正易계통에서는 儒板이라고 해서 후천시대 새로운 유교 역학의 원리를 표현한 의미로 지칭하기도 한다.
말판의 종류 : 원형, 방형, 가지말판
말판의 이름



Ⅲ. 말판의 의미
윷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들이 있으나, 중요한 의미를 지닌 것으로 3가지 설이 있다.
  
1. 천문도설 : 말판을 천문도로 보는 견해는 선조 때 학자 김문표(1568∼1608)이래 조선시대부터 있어왔다. 이는 윷판의 점의 개수에 주목한 견해이다. 
1) 28수설
2) 북두칠성설
3) 태양주기설
  
16세기 북극성·28수 등을 본떠 만든 것이 윷판이고, 말의 이동은 해가 움직여 동지·춘분·추분·하지를 이루는 것과 같은 이치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위의 견해 가운데 아직 명확히 윷판의 유래를 밝혀내 정설화된 것은 없는 실정이다. 윷판에 올릴 말은 대개 한 편에서 네 개를 가지고 한다. 나무조각이나 돌, 기타 특별히 만든 것을 상대편과 구별되도록 이용하였는데, 윷이 나는데 따라 말을 옮겨 놓는 것을 '말을 쓴다'고 한다. 
  
2. 천부경설 : 원론적으로 천부경의 원리 수리를 윷판으로 나타냈다는 설. 구체적으로 천부경과 연관시켜 설명이 부족해서, 대부분이 추상적으로 천부경의 이치를 가지고 만들거나 나타내고 있다고는 하지만 체계적 분석과 구체적 설명이 부족한 실정이다.
  
3. 역학설 : 윷말판은 주역의 이치를 표현한 것이거나 역학의 수리철학을 담고 있는 도설이란 설.
조선중기 김육의『잠곡필담(潛谷筆談)』에 송경(松京)의 문인(文人)인 김문표(金文豹)가 수학에 통달하여 사설(柶說)을 지으며 상학(象學)과 수학(數學)의 이치를 연(演)하여 그 설(說)이 아주 잘되었다.(安順菴 鼎檢이 말하기를 柶圖說은 우리 宣祖 때에 文官인 金文豹의 所作이라 하고, 또 星湖 李瀷도 『星湖僿說』에 말하였다. 沈翼雲도 또한 柶戱經이 있으니 이것을 보면 가히 상고할 것이다).
그 윷가락〔투(?)〕에는 도· 개· 걸· 윷· 모의 이름이 있고 원(元)나라 때 귀유(歸孺)는 유가락을 던져서 좋은 것과 나쁜 것을 점쳤다. 무릇 세 번을 던져 『주역(周易)』 64괘를 본받아서 점사(占辭)를 붙였으니 혹 이것도 문표(文豹)의 지은 것인가? 그 윷관의 행마(行馬)하는 길이 29 동그라미를 만들었고, 바깥은 하늘 둥근 것을 본뜨고 안은 땅 모진 것을 본떴으니 즉, 하늘과 땅의 모양의 본뜬 것이다. 가운데에 있는 한 동그라미는 추성(樞星)을 본뜬 것이다. 곧 북진(北辰)이 그 자리에 있다는 뜻이요, 동그라미의 열에 벌려 있는 것은 28숙(宿)를 본뜬 것이니, 곧 사방에 각각 일곱 별씩 있어 사시(四時)에 따라 돈다는 뜻이다. 그 행마(行馬)하는 것은 북으로부터 동을 지나 가운데로 들어가 다시 북으로 나오는 것은 동지(冬至)의 해〔태양(太陽)〕궤도(軌道)를 본뜬 것이고, 북에서 시작하여 동을 지나 가운데로 들어가 다시 북서를 지나 정북(正北)으로 도는 것은 춘분(春分)의 해 궤도(軌道)를 본뜬 것이요, 북에서 시작하여 동과 남을 지나고 서를 지나 북으로 돌아오는 것은 하지(夏至)의 해 궤도(軌道)를 본뜬 것이다. 북에서 시작하여 동을 지나고 남을 지나 가운데로 들어갔다가 다시 북으로 나오는 것은 추분(秋分)의 궤도를 본뜬 것이니, 즉 분(分)과 지(至)의 열리고 닫히는 것과 음(陰)과 양(陽)의 사라지고 자라는 이치라. 그 윷가락은 싸리나무를 넷으로 쪼개어 네 개를 만들매, 모양이 배(?)와 같으니 사방(四方)을 본뜬 것이다. 윷놀이 할 때는 셋이 엎어지고 하나가 자빠지는 경우, 둘이 엎어지고 둘은 자빠지는 경우, 하나는 엎어지고 셋은 자빠지는 경우, 넷은 잦혀지고, 혹은 넷이 엎어지는 것은 기수(奇數)와 우수(偶數)를 본뜬 것이니 기(奇)는 양(陽)이고, 우(偶)는 음(陰)이다.
사도설(柶圖說)은 윷판의 외일원(外一圓)은 하늘을 상형하고 안이 모난 것은 땅을 상징한다. 즉 하늘이 땅의 바깥을 싸고 있는 것을 상징한다고 한다. 가운데에 있는 점은 별 중의 추성(樞星)을 상징하고 겉으로 벌여 있는 점들은 이십팔수(二十八宿)를 뜻한다. 행마(行馬)하는 방법은 일행(日行)이 수(水)에서 출발하여 목(木)에 들어가고 토(土)에 사차(舍次)하였다가 도로 수(水)로 나가는 것은 동지(冬至)에 해가 가장 짧은 것을 상징한 것이고, 수(水)에서 출발하여 목(木)에 들어가서 바로 금(金)으로 직행하였다가 또 수(水)로 나가는 것은 춘분(春分)에 일중(日中)하는 것이고, 수(水)에서 출발하여 목(木)을 지나고 화(火)에 들어가서 수(水)로 직행(直行)하여 나가는 것은 추분(秋分)에 소중(宵中)하는 것을 상징한 것이다. 수(水)에서 출발하여 목(木)을 지나고 화(火)도 금(金)도 지나서 수(水)로 나가는 것은 하지(夏至)에 해가 긴 것을 상징한 것이다.



4. 기타
1) 한패공 시漢沛公西入定關中 舜重華垂拱平章中 / 樊將軍?裂鴻門中 楚覇王南出潰圍中.
2) 신채호의 부여 출진도. 이병도(李丙燾) 교수의 『동국대관(東國大觀)』
환단고기의 五事
대단군(大檀君) 왕검(王儉)이 이미 삼신(三神) 오제(五帝)의 신설(神說)로써 우주(宇宙)의 조직을 설명하고 그 신설에 의하여 인세(人世) 일반의 제도를 정할새 신한과 말한· 불한의 삼(三)한을 세워 대단군(大檀君)이 신한이 되니 신한은 곧 대왕(大王)이요, 말한과 불한은 곧 좌우의 양부왕(兩副王)이니 신한은 내조(來助)하는 자(者)러라. 삼경(三京)을 두어 삼(三)한이 분할하여 삼(三)한의 하(下)에 돗가·개가· 소가· 말가· 신가의 오(五)가를 두고 전국을 동서남북중(東西南北中) 오부(五部)에 나누어 오(五)가가 중앙의 오개(五個) 국무대신(國務大臣)이 되는 동시에 오부(五部)를 분할하는 오개(五個)의 지방장관이 되고 신가는 오(五)가의 수위(首位)가 되며 전시(戰時)에는 오부(五部) 인민으로써 중전후(中前後) 좌우(左右)의 오군(五軍)을 조직하여 신가가 중군(中軍) 대원수(大元帥)가 되고 기타 사(四)가가 전후좌우(前後左右)의 사원수(四元帥)가 되어 출전하나니라. 현금(現今)까지 유행하는 윷판 이는 곧 오(五)가의 출진도(出陣圖)니 그 도(圖)가 좌(左)와 같으니라.
그런데 문제의 촛점은 윷판의 동그라미가 왜 29인가에 있다. 이 점에 대하여 우리에게 이렇다 할 아무런 해명을 주지 못한다. 29의 의미나 기원에 대해서 이히하려면 수리적 해석이 필요하다.
  
Ⅳ. 윷판의 수리적 해석
  
이런 문제점에 대해 필자는 몇가지 수리적 관점에서 윷판을 다시 해석해본다.
  
달의 변화
필자는 천문도의 의미도 있지만, 일단 말이 다니는 길의 형태가 원형, 반원형, 삼각원형의 3종류인데, 이것이 달의 변화와 비슷하다는 점이 의미가 있다고 본다. 달이 찼다가 기울었다가 하는 모습을 말이 다니는 길이 그리는 궤적의 적분으로 보여준다. 이는 작게는 한달의 변화이지만, 크게는 1년의 주기와 깊은 관련을 갖는다.
  
수학의 원주율
말판의 원주는 점의 개수로 치면 20개이고, 반지름은 3개이다. 이를 원주율 구하는 공식 2πr에 대입하면 2×3.14×3=18.84이다. 즉 원주에는 19개의 점이 있다면 원주율의 근사치에 더 가까웠을 것이란 의미이다.
18.84는 정확한 계산의 수치로서, 말판의 20이란 수치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그러나 과거에 ‘周三經一’이라고 해서 원주율을 3으로 계산했던 ??주비산경??을 따르면 원주는 18이 된다. 그래서 윷판의 도식과 비교해보면 이 말판의 유래가 청동기시대에 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것을 생각하면 윷판의 원주율이 더 정확함을 알 수 있다.
만일 원형말판 내부를 가로지른 ×선의 끝을 이어 원 내부에 또하나의 사각형을 만든다.???
  
특히 주역을 전공한 필자로서는 윷판이 하도 낙서의 근원이거나 한국식 하도낙서 라고 본다. 전자는 한국에서 기원해서 중국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을 염두에 둔 명제이다. 후자는 하도낙서의 영향을 받은 한국식 변형 혹은 중국과는 별도로 한국에서 독자적으로 발전해온 
고유의 역학이란 의미이다. 3가지 모두 가능성이 있다. 
  
  
하도와의 관계

 

하도의 가장 바깥에 있는 4방위의 점들만 남겨놓고 보자. 그러면 6+7+8+9=30개의 점만 남게 된다.
이들 30개의 점은 윷판의 29개의 점과 유사한 수를 보인다.


  

   


특히 낙서수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낙서에서 4정방과 중앙의 정위(正位)만을 남겨보자. 중앙에 5점 그리고 원주에 20점이 남아 전체적으로는 25점이 된다. 일단 이 상태에서의 원주는 20으로 윷판의 원주 20와 동일하다. 문제는 원 내부의 십자선의 배치문제이다.

 

중앙에는 이미 5점이 중심을 형성하고 있으니, 4개의 점이 추가되면 일단 윷판과 동일한 구조를 갖게 된다.
이를 없어진 4간방은 각각 하나의 점으로 만들어 중앙으로 위치이동을 시켜보자. 도판에서는 굵은 점으로 표시했는데, 전체적으로는 원주에 20개 가운데에 십자선이 형성되면서 9개의 점이 만들어져서, 기본적으로 윷판의 29개의 배치와 일치하게 된다.
이전글 민족주의자 신명균의 삶과 활동
다음글 2025년 제4회 국학강좌(2025. 5. 30), <읍루-물길-...